모비 딕, 허먼 멜빌

 

 오늘은 허먼 멜빌의 걸작이자 인간의 집념, 자연과의 대립, 그리고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모비 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 소설은 거대한 백경을 쫓는 선장의 광기와 선원들의 여정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우주의 신비를 심오하게 그려내며, 미국 문학의 정수로 평가받습니다. 아래에서는 감명 깊은 한 문장, 작가의 생애와 집필 시대 배경, 책의 줄거리, 그리고 이 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나를 이스마엘이라 불러다오.”

 

이 소설의 첫 문장은 화자의 신비로운 정체성과 이야기의 서사적 깊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독자를 광활한 모험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1. 작가의 생애와 집필 시대 배경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1819~1891)은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상인 가문에서 자랐으나,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난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젊은 시절, 멜빌은 상선과 포경선에서 선원으로 일하며 남태평양, 폴리네시아, 그리고 대서양을 여행했고, 이 경험은 그의 문학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의 초기 작품인 타이피(1846)와 오무(1847)는 남태평양 모험담으로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으나, 모비 딕(1851)은 출간 당시 비평가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말년에는 경제적 어려움과 문학적 인정 부족으로 세관원으로 일하며 생을 마감했지만, 20세기 들어 모비 딕이 재평가되며 미국 문학의 걸작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멜빌은 낭만주의와 초기 사실주의의 영향을 받아 인간의 야망, 자연과의 관계, 그리고 철학적 질문을 탐구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종종 성경, 셰익스피어, 고전 문학을 참조하며 상징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깊이를 추구했습니다. 모비 딕은 멜빌의 문학적 야심이 절정에 달한 작품으로, 그의 해양 경험과 철학적 성찰이 융합된 결과물입니다.

모비 딕은 1851년에 출간되었으며, 19세기 중반 미국의 ‘미국 르네상스’ 시기에 해당합니다. 이 시기는 랄프 왈도 에머슨, 헨리 데이비드 소로, 너새니얼 호손 같은 작가들이 미국 문학의 독창성을 개척하던 때였습니다. 미국은 산업화와 서부 확장으로 급성장했지만, 노예제와 계층 갈등은 사회적 긴장을 낳았습니다. 동시에, 포경 산업은 미국 경제의 중요한 축이었으며, 고래 기름은 조명과 산업에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포경은 위험하고 잔인한 노동이었고, 이는 모비 딕의 배경이 되는 해양 세계의 거친 현실을 반영합니다. 문학적으로는 낭만주의가 인간의 감정과 자연의 숭고함을 강조했으며, 멜빌은 이를 바탕으로 인간의 집념과 우주의 부조리를 탐구했습니다.

2. 책의 줄거리

모비 딕은 이스마엘이란 화자가 포경선 피쿼드호에 올라 백경 모비 딕을 쫓는 에이해브 선장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 소설은 모험, 철학, 상징이 얽힌 서사로, 인간의 집념과 자연의 신비를 탐구합니다.

이야기는 이스마엘이 뉴잉글랜드의 포경 산업 중심지인 낸터킷에서 피쿼드호에 승선하며 시작됩니다. 그는 야만인 작살잡이 퀴퀘그와 우정을 쌓고, 그의 동료로 배에 합류합니다. 피쿼드호는 에이해브 선장이 이끄는 포경선으로, 선원들은 다양한 인종과 배경을 가진 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에이해브는 단순한 포경이 아닌, 자신을 불구로 만든 거대한 백경 모비 딕을 쫓는 복수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에이해브는 선원들에게 자신의 목표를 밝히고, 모비 딕을 죽이기 위해 전 세계를 항해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그의 광기 어린 집념은 선원들 사이에 불안과 갈등을 일으킵니다. 특히, 1등 항해사 스타벅은 이성적이고 신앙심 깊은 인물로, 에이해브의 무모한 복수심에 반대하지만 그의 권위에 굴복합니다. 2등 항해사 스터브와 3등 항해사 플래스크, 그리고 작살잡이 퀴퀘그, 태쉬테고, 대거 등은 각기 독특한 성격으로 배의 역동성을 더합니다.

항해는 여러 고래 사냥과 해양 모험으로 이어지며, 멜빌은 포경 산업의 세부와 고래의 생태를 상세히 묘사합니다. 피쿼드호는 다른 포경선들과 만나며 모비 딕에 대한 소문을 수집하고, 에이해브의 집념은 점차 선원들을 위험으로 몰아갑니다. 그는 신비로운 페달라와 그의 파시 조원들의 예언적 경고에도 불구하고 복수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마침내, 피쿼드호는 모비 딕과 조우하고, 3일간의 치열한 추격전이 펼쳐집니다. 에이해브는 백경을 향한 광기 속에서 작살을 던지지만, 모비 딕은 배를 부수고 선원들을 바다로 몰아넣습니다. 이스마엘만이 부서진 배의 잔해에 매달려 살아남고, 다른 포경선에 구조됩니다. 소설은 이스마엘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끝나며, 에이해브의 집념과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서의 인간의 나약함을 암시합니다.

3.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

모비 딕은 인간의 집념, 자연과의 대립, 그리고 존재의 부조리를 탐구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도 심오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이 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주요 교훈은 다음과 같습니다.

집념의 위험성과 이성의 필요

에이해브의 모비 딕에 대한 광기 어린 집념은 자신과 선원들을 파멸로 이끕니다. 이는 맹목적 욕망과 복수심이 이성을 압도할 때 파괴적 결과를 초래함을 보여줍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개인적, 사회적 목표를 추구할 때 과도한 집착은 위험할 수 있으며, 이성과 균형을 유지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자연과의 겸손한 관계

모비 딕은 자연의 거대하고 불가해한 힘을 상징합니다. 에이해브의 무모한 도전은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려는 오만의 비극을 드러냅니다. 오늘날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가 심각한 문제인 가운데, 이 소설은 자연에 대한 존중과 겸손한 공존을 촉구합니다.

인간의 다양성과 연대

피쿼드호의 선원들은 다양한 인종, 문화, 배경을 가진 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스마엘과 퀴퀘그의 우정은 서로 다른 배경을 초월한 인간적 연대를 보여줍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다양성을 포용하고, 공동체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함을 가르칩니다.

존재의 부조리와 의미 찾기

모비 딕은 우주의 신비와 인간 존재의 부조리를 탐구합니다. 이스마엘은 모비 딕과 에이해브의 비극을 통해 삶의 불확실성을 목격하지만, 이를 기록하며 의미를 창조합니다. 이는 우리가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도 자신의 경험과 성찰을 통해 삶의 가치를 찾아야 함을 시사합니다.

지식과 탐구의 한계

멜빌은 고래와 포경 산업에 대한 상세한 묘사를 통해 인간의 지식과 탐구를 찬양하지만, 동시에 모비 딕이라는 불가해한 존재를 통해 지식의 한계를 인정합니다. 이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이어가되, 미지의 영역에 대한 겸손함을 유지해야 함을 가르칩니다.

결론

모비 딕은 허먼 멜빌의 문학적 천재성과 철학적 깊이가 빛나는 소설로, 인간의 집념과 자연, 존재의 부조리를 탐구합니다. 에이해브의 복수와 피쿼드호의 비극은 맹목적인 욕망의 위험, 자연과의 관계, 그리고 인간의 연대와 성찰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19세기 미국 포경 산업을 배경으로 한 이 이야기는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현대인의 욕망과 한계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모비 딕은 우리에게 이성과 겸손, 연대와 성찰로 삶의 의미를 찾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인간과 우주의 신비를 탐구하는 영감의 원천입니다. 

 

 

모비딕(무삭제 완역본)

『모비 딕』은 단순한 해양모험소설이 아니라 수많은 상징과 은유를 품은 다면적인 소설이다. “나를 이슈메일이라 불러다오.” 이 유명한 첫 문장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상징성을 지닌다(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첫 문장 30’). 주인공 이슈메일뿐 아니라 에이해브, 요나, 욥, 프로메테우스, 페르세우스, 나르키소스 등 성경과 그리스신화 인물들이 주요 모티브와 알레고리로 작용한다. 또한, 에이해브 선장과 모비 딕의 극적인 대립

저자

허먼 멜빌

출판

현대지성

출판일

2022.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