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국 문학의 거장 윌리엄 서머셋 모옴의 대표작, 달과 6펜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 소설은 예술적 열정과 인간의 욕망, 그리고 사회적 규범과의 갈등을 심도 있게 다룬 작품으로,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쓰여졌습니다. 아래에서는 감명 깊은 한 문장, 작가의 생애와 집필 시대 배경, 책의 줄거리, 그리고 이 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인간은 달을 바라보며 6펜스를 쫓는다.”
1. 작가의 생애와 집필 시대 배경
윌리엄 서머셋 모옴(William Somerset Maugham, 1874~1965)은 영국에서 가장 성공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소설가이자 극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파리에서 영국인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10세에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고 영국으로 보내져 숙부 밑에서 자랐습니다. 이 시기의 외로움과 소외감은 그의 작품에 자주 반영되었습니다. 모옴은 의학을 공부해 의사 자격을 취득했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작가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의 첫 소설 라이자 오브 램버스(1897)는 빈민가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주목받았습니다.
달과 6펜스는 1919년에 출간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로, 유럽 사회는 전쟁의 상흔과 함께 기존의 가치관이 흔들리던 시기였습니다.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확산으로 물질주의가 팽배했으며, 예술과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모더니즘 운동이 대두했습니다. 특히 프랑스 화가 폴 고갱과 빈센트 반 고흐 같은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은 예술적 이상을 위해 사회적 규범을 거부하며 독창적인 삶을 살았고, 이는 모옴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모옴은 달과 6펜스에서 고갱의 삶을 모델로 삼아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를 창조했습니다. 그는 이 소설에서 예술적 천재성과 인간의 이기심, 그리고 사회적 책임 사이의 갈등을 탐구했습니다. 당시 영국 사회는 엄격한 계급 구조와 도덕적 규범을 유지했지만, 모옴은 이러한 규범에 의문을 제기하며 개인의 내면적 갈망을 조명했습니다. 그의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통찰로 가득하며, 인간 본성에 대한 냉소적 시각과 공감을 동시에 담아냅니다.
2. 책의 줄거리
달과 6펜스는 런던의 평범한 증권 중개인 찰스 스트릭랜드가 예술적 열정을 좇아 모든 것을 버리고 화가의 길을 선택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소설은 화자인 ‘나’(모옴 본인을 연상케 하는 작가)의 시점에서 스트릭랜드의 삶을 추적하며, 그의 비타협적인 예술 추구와 그로 인한 파괴적 결과를 그립니다.
소설은 런던의 상류사회에서 시작됩니다. 찰스 스트릭랜드는 40대 중반의 평범한 가장으로, 아내 에이미와 두 자녀를 둔 안정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그는 갑작스럽게 가족과 직업을 버리고 파리로 떠납니다. 화자인 ‘나’는 에이미의 부탁으로 스트릭랜드를 만나러 가지만, 그는 증권 중개인의 삶이 자신을 억압했다고 선언하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 밝힙니다. 그는 예술에 대한 열정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으며, 가족에 대한 책임이나 사회적 규범을 완전히 무시합니다.
파리에서 스트릭랜드는 가난과 고립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살아갑니다. 그는 예술적 재능을 인정받지 못하고, 동료 화가 더크 스트로브와 그의 아내 블랑슈의 도움을 받습니다. 그러나 스트릭랜드는 블랑슈와 불륜 관계에 빠지고, 그녀가 남편을 떠나자 냉정하게 그녀를 버립니다. 블랑슈는 절망 속에서 자살하고, 스트릭랜드는 아무런 죄책감 없이 자신의 길을 이어갑니다. 그의 이기적이고 비도덕적인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만, 그는 오직 자신의 예술적 비전에만 몰두합니다.
결국 스트릭랜드는 문명 세계를 떠나 남태평양의 타히티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그는 원주민 여성 아타와 결혼하고, 열대 섬의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립니다. 그의 작품은 점차 독창성과 천재성을 드러내지만, 그는 나병에 걸려 시력을 잃고 죽음에 이릅니다. 죽기 전 그는 자신의 걸작인 벽화를 완성하지만, 아타에게 죽은 후 이를 불태우라고 지시합니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화자는 런던으로 돌아와 스트릭랜드의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의 삶과 예술이 남긴 흔적을 반추합니다.
달과 6펜스는 스트릭랜드의 비타협적인 예술 추구와 그로 인해 파괴된 주변 사람들의 삶을 대비하며, 천재성과 인간성의 갈등을 탐구합니다. 모옴은 스트릭랜드를 영웅으로 미화하지 않고, 그의 이기심과 잔인함을 날것으로 보여주며 독자로 하여금 그의 삶을 판단하게 만듭니다.
3.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
달과 6펜스는 예술, 자유,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주요 교훈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상과 현실의 갈등
스트릭랜드는 사회적 책임과 안정된 삶을 버리고 예술이라는 이상을 좇습니다. 그는 달(이상)을 위해 6펜스(현실)를 포기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희생시킵니다. 이는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때로는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며, 개인의 욕망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스트릭랜드의 삶은 이상을 좇는 용기를 보여주지만, 그로 인한 비극은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예술과 이기심의 경계
스트릭랜드는 예술적 천재성을 발휘하지만, 그의 이기심과 무자비함은 주변 사람들을 파괴합니다. 이는 예술이 고귀한 이상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그 추구 과정에서 인간성을 잃을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열정을 좇되, 타인에 대한 배려와 도덕적 책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스트릭랜드의 삶은 예술가의 자유를 찬양하면서도, 그 자유가 이기심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사회적 규범과 개인의 자유
달과 6펜스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엄격한 사회적 규범에 대한 반발을 담고 있습니다. 스트릭랜드는 부르주아 사회의 기대를 거부하고 완전한 자유를 선택하지만, 이는 고립과 파괴로 이어집니다. 이는 개인의 자유가 소중하지만, 사회적 관계와 책임 없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개인의 자율성과 공동체의 가치 사이에서 갈등을 겪습니다. 이 소설은 자유를 추구하되, 그로 인한 결과를 성찰할 것을 촉구합니다.
예술의 본질과 가치
스트릭랜드의 벽화는 그의 죽음과 함께 소멸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비전을 완성합니다. 이는 예술이 외부의 인정이나 물질적 보상과 무관하게, 창작자 내면의 필요에 의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모옴은 예술의 본질이 세속적 성공이 아니라 창작의 순수한 충동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우리가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를 찾고, 외부의 평가에 얽매이지 않을 용기를 가지라고 격려합니다.
인간 본성의 복잡성
모옴은 스트릭랜드를 영웅도 악당도 아닌 복합적인 인간으로 그립니다. 그의 천재성과 잔인함, 열정과 냉혹함은 인간 본성의 양면성을 드러냅니다. 이는 우리에게 사람을 단순히 선악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그들의 동기와 갈등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르칩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우리는 서로 다른 가치관과 욕망을 가진 사람들과 마주치며, 이 소설은 공감과 관용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결론
달과 6펜스는 예술적 열정과 인간 본성의 갈등을 심도 있게 탐구한 소설로, 폴 고갱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보편적인 인간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윌리엄 서머셋 모옴은 찰스 스트릭랜드의 비타협적인 삶을 통해 이상과 현실, 자유와 책임, 예술과 이기심의 경계를 탐구합니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꿈을 좇는 용기를 주면서도, 그 과정에서 타인과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성찰하라고 촉구합니다. 달과 6펜스는 단순한 예술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삶의 의미를 묻는 깊은 철학적 작품입니다. 달을 바라보며 6펜스를 쫓는 우리의 삶에서, 이 소설은 균형과 성찰의 필요성을 강렬히 일깨웁니다.
- 저자
- 서머싯 몸
- 출판
- 민음사
- 출판일
- 200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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